본문 바로가기

이승헌 총장 뉴스

이승헌 총장 희망 칼럼 - 위기와 개척정신에 관하여

이승헌 총장 희망 칼럼




위기와 개척정신에 관하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저는 지난 22일 세도나를 찾은 지구시민학교(한국의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수륙양용차인 아르고(Argo)를 타러 갔습니다.


길을 벗어나 황야와 들판, 웬만한 개울은 거침없이 달려가는 이 차는 두려움도 불가능도 없는 '개척정신'의 상징입니다. 남들이 닦아놓은 매끈한 길이 아니라 거칠고 험난해도 내가 새롭게 만들어 나아가는 거죠. 누가 가라고 한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는 차입니다. 이것이 제가 '지구시민'(한국의 '인성영재')으로 불리게 될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치입니다


매끈하지 않고 거칠다 보니, 누가 닦아 놓은 것이 아니라 내가 하나하나 만들어가야 하는 길이다 보니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습니다.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거죠. 


이번 모험 역시 그랬습니다. 원래 정원이 4명인 아르고에 5명이 탔습니다.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예측은 했었지만, 모처럼 기대에 부풀어 따라온 이들을 내리라고 할 수도 없었던 거죠. 결국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제법 물살이 센 개울에 들어갔더니 아르고가 무게의 불균형을 못 이기고 크게 휘청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뒤에 탄 이들이 조금만 잘못 움직여도 단번에 뒤집어질 듯한 일촉즉발의 위기가 연속되었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만 가지 생각이 제 머릿속에서 일어났습니다. 온몸으로 균형을 잡으려 애쓰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이상 아르고가 기울어지면 뛰어내려야겠다는 생각에 발을 굴러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제때 뛰어내리지 못하면 오히려 발이 걸려 차량 아래로 빨려 들어가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뒷자리에 있는 이들 중 수영을 하지 못하는 이가 있다는 것도 내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찰나지간 같은 순간이었지만, 다섯 사람의 목숨줄이 내 손에 달려있다는 책임감이 저의 뇌에 엄청난 집중력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앞은 막혀있었죠. 좌우는 거센 파도처럼 거칠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모터는 수초가 감겨 꼼짝달싹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모터를 포기하고 노를 밀어보았지만 방향이 바뀌지 않더군요. 방법은 하나였습니다. 전복되기 직전의 불안한 상황이었지만 자리에서 반쯤 일어나 균형을 잡으면서 차를 후진하는 거였죠. 이 차에서 후진해본 적이 없으니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움직일 지 예상이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한 치의 두려움과 초조함도 용납할 수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습니다. 최고의 집중력으로, 아주, 아주, 천천히 액셀을 지긋이 눌렀습니다.


다행이었습니다.

다행히도 후진은 제가 예상한 대로 작동해주었습니다. 한순간도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집중한 채로 재빨리 물 밖으로 운전을 해서 나왔습니다. 함께 한 이들에게 내색하지 않았지만 등 뒤로 식은땀이 흠뻑 흘러내렸습니다. 제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바라보았습니다. 두려움과 극도의 긴장, 불안감. 그러던 중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대로 포기하면 안 된다. 혹시라도 내 안에 남아있을 두려움을 극복해 모두 제거하자'고요. 조금 더 안전한 곳을 찾아 뒷자리에는 두 사람만 태우고 한 번 더 물에 들어가는 연습을 했습니다. 


새로운 길에는 언제나 위험이 있습니다. 언제나 예측을 하지만, 그 예측이 빗나가기 일쑤죠. 더군다나 예측하지 못한 엄청난 위험과 부닥칠 가능성도 높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놀라운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바로 집중력과 인내력, 창조력입니다. 


남들이 닦아놓은 길, 그래서 언제 어떤 위험이 있는지 다 알고 있는 그런 길을 다니면서 집중력이 높아지기를, 인내력이 생기기를, 창조력이 샘솟기를 바랄 수 없습니다. 그건 씨앗도 뿌리지 않고 열매가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것과 같죠. 이번 모험을 통해 제가 온몸으로 느낀 것은 이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느꼈습니다.

위기의 상황은 언제 어떻게 들이닥칠지 아무도 모릅니다. 위기가 닥치면 금세 두려움에 빠지고 긴장하게 됩니다. 설사 그 위기를 극복한다하더라도 나중에 새롭게 도전할 기회가 생겨도 그 두려움이 되살아나면서 도전하기를 꺼리게 되죠. 하지만 아닙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두려움에 빠지지 마세요. 그리고 극복한 후에도 두려움에 사로잡혀 도전하기를 주저하지 마세요. 


감정은 내가 아니라 내 것입니다. 내 감정을 누가 도와주리라, 누가 조절해주리라 기다리지 마세요. 누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해야 하는 것입니다.


지구시민학교(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그런 곳입니다. 감정을 다루는 법, 자신의 한계를 넘는 법을 배우고 익히는 곳입니다. 몸과 마음에 익히고 또 새겨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리더들이 양성되는 곳입니다.










[이승헌 일지희망편지] - 이승헌 총장 희망 메시지 - 밝은 것 가운데서도 가장 밝은 것


[이승헌 일지희망편지] - 이승헌 총장 희망 메시지 - 선택의 기준


[이승헌 일지희망편지] - 이승헌 총장 희망 메시지 - 나는 나다


[이승헌 일지희망편지] - 이승헌 총장 희망 메시지 - 무척 좋은 날